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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속세상

풍기시장- 그리고 나에 대한 생각....


경북 풍기를 지나다가...

풍기역과 풍기시장근처를 잠시 산책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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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 풍기시장앞을 걷는데 어느 할머니께서 나를 붙든다.

- "학생인지 아저씨인지 모르겠는데 (모자를 덮어쓰고 있어서 착각하셨나 보다) ...풍기역이 어디요? "

- 그냥 스쳐지나가려는 생각으로... " 네. 바로 옆입니다." 건성 답을 한다...

- " 내가 눈이 어두워서 몰랐네. 그런데 혹시 휴대폰있으면 전화한통 해줄수 있는지..."

* 순간, 주머니속에 핸드폰을 만지며 없다고 말하려고 했다... 왜 그랬을까??? 

잠시 멈칫거리며 순간 묘한게 머리속에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.  

- " 내가 아들네에 가야하는데, 여기로 나오라고 말을 해야해서.... "

* 나는 그 순간도 주머니속 핸드폰을 만지며 없다고 할까?? 라고 그냥 모른척 지날까... 생각을 하고...

잠시의 시간이 흐르고, 주머니속 핸드폰을 꺼내 " 몇번으로 거시지요?? "

- 말씀하신 번호로 전화를 걸고, 전화기속 굵은 남자목소리에 할머니께 전화를 건네었고...

할머니가 역앞으로 나와달라고 하는 말씀과 아마 누구 전화로 했냐는 아들로 추정되는 사람이 물었나보다...

- " 아 역앞에서 어떤 고마운 사람이 전화를 해줘서... " 라는 할머니의 목소리...

통화를 끝낸 할머니는 도망치듯 핸드폰을 건네받고 돌아서는 나를 잠시 붙잡으며

- "학생인지, 아저씨인지 몰라도..아고 고맙고.... "

대답을 했는지조차 기억이 없다..정말 도망치듯 그 자리를 피하며

잠시 난 기막힌 내 모습에 정말 어이없어 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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적어도 난 그런 상황에서 그렇게 휴대폰이 없다고 모른척하고 그러지는 않았었다

아니 어쩌면...그러지 않았던것 같다....난 그런 사람은....

그런데 그 순간..몇번이나...계속 없다고 말할까...라고 고민하는 나...

나 자신조차 나중에 놀라버린 내 모습.... 기막혔다....

차를 끌고 운전을 하며 멍하니 계속 되뇌였다... 이게 나인가??? 이게 바로 나....???

미친듯이 떠들어댔다....

물어본다. " 만약 그런 상황에서 그 할머니가 돈 만원 빌려달라고 하셨으면 어떻게 했을거같아? "

- 운전을 하며 한숨을 쉬고, 답했다 " 예전의 나는 드렸었어.... "

* 하지만 지금 아까의 나...지금의 나라면.... 대답을 못하겠다....

... 젠장.....정말 젠장이구나....

이딴 블로그..사진 몇장.... 젠장....그런 눈으로 무슨 일상....

생각좀 해봐야겠다.....